과학의 시선으로 보는 푸른 하늘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1월 20일 서울 천호동에서

푸른 하늘을 좋아한다. 마치 청소라도 한 듯 구름 한 점 없이 깨끗이 치우고 오직 푸른 색으로 가득 채운 하늘이 펼쳐진 날이면 베란다로 나가 하늘을 눈에 담곤 한다. 마음이 푸르게 물드는 날이기도 하다. 마음은 바깥 날씨에 예민해 비가 오면 비에 물들고 눈이 오면 마음도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다. 날씨가 좋은 날엔 마음이 푸른 하늘로 가득 찬다. 그 넓은 하늘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아 푸른 하늘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푸른 하늘도 못지 않게 좋아한다. 내겐 그 시선으로 보는 세상이 재미나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얘기로 그 하늘의 얘기를 들어본다. 복싱선수인 타이슨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분이다.

지구를 사과 정도 크기로 줄인다면 지구의 대기는 그 두께가 사과 껍질 정도된다. 그 정도로 얇다. 우리에게 공기는 생각처럼 많지 않다. 두께로만 생각하면 대기층은 위험할 정도로 얇다. 놀라운 점은 대기층을 이루는 우리의 하늘이 파랗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늘은 누구에게나 푸른 색으로 보인다. 그것이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늘이 왜 파란가에 대한 설명은 사실 간단하다. 다만 설명하는 데 시간은 좀 걸린다.
우리 지구는 대기를 갖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대기는 주로 질소로 구성되어 있다. 질소의 구성 비율이 78%에 달한다. 그리고 20~21%는 산소이고 약간의 이산화탄소와 같은 그런 종류의 것들이 대기를 이루고 있다. 꽃가루나 모래 폭풍, 공해나 스모그로 인한 입자 같은 것도 우리의 대기에 뒤섞여 있다.
이제 태양으로부터 우리의 지구로 빛이 날아 온다. 하얀 빛이다. 사람들은 태양이 노란색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태양은 흰색이다. 정확히 그렇다. 한낮에 태양을 보면 그것이 흰색임을 알 수 있다. 한낮의 태양은 흰색이다.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우리는 무지개를 얻을 수 있다. 빨강, 주홍,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의 색이다. 일곱 가지 색의 스펙트럼이다. 우리의 뇌와 눈의 망막에 있는 센서가 작동하여 우리는 색을 감지한다. 눈에는 막대세포와 원추세포가 있다. 막대세포는 빛의 음영과 강도를 감지한다. 원추세포는 색을 구별한다. RGB, 그러니까 빨강, 초록, 파랑의 세 가지 원추세포가 있다. 이들 원추세포로부터 RGB의 색상을 감지한다. 컴퓨터를 배울 때 컴퓨터 화면을 구성하는 색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면 그때 이런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태양의 하얀 빛이 지구의 대기에 도달하면 그곳에 있는 대기 중의 입자들 중 일부가 청색광의 파장과 거의 같은 크기이다. 대기의 입자와 빛의 입자가 같은 크기이면 빛이 반사가 된다. 반사된 빛은 흩어진다. 빛이 반사되어 대기 중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반사되어 흩어지는 빛은 똑바로 대기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 빛은 산지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태양으로부터 온 빛은 지구 표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선택적으로 파란색이 제거된다. 그렇게 하여 푸른색이 공중으로 흩어지고 우리는 그 때문에 푸른 하늘을 가지게 된다. 상당히 낭만적인 일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다.
그것을 우리는 레일리 산란이라고 부른다. 레일리라는 사람이 이 현상을 알아냈다. 그런데 하늘이 푸른 것 이외에 또 문제가 있다. 태양빛이 대기의 아래쪽으로 들어와 낮아짐에 따라 공기를 통과하는 빛의 경로가 그 길이에 있어 훨씬 더 길어진다. 즉 위쪽을 통과할 때와 아래쪽으로 깊숙이 들어올 때가 다르다. 위를 통과할 때는 대기의 두께가 얇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대기가 더 두꺼워진다. 대기가 두꺼워질수록 빛은 더 많이 분산이 된다. 그러면 하늘이 더 푸르러진다.
낮에는 하늘이 하늘색이다. 옅은 파란색이다. 저녁때가 가까워지면 그 대기가 깊어진다. 그러면 파란색도 깊어진다. 훨씬 더 많은 파란색이 태양에서 제거된다는 얘기다. 우리가 깊은 파란색의 하늘을 얻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파란색이 제거되면 태양빛에서 푸른 빛이 전혀 남지 않게 된다.
그러면 햇볕이 어떤 색으로 변하게 될까? 약간 빨간색으로 바뀐다. 호박색이라고 불리는 색이기도 하다. 그것이 일몰이 붉은 이유이다. 너무 많은 파란색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이 있는 스펙트럼의 한쪽 면만 남게 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태양이 있기 때문에 낮에는 별을 볼 수 없어”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이 이유는 아니다. 태양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별빛보다 더 밝기 때문에 태양이 떠 있는 낮에는 별을 수 없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그것이 이유가 아니다.
태양 때문에 한낮에 별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직관적이다. 하지만 그 직관은 잘못되었다. 낮에 별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산란된 푸른 빛이 우리의 대기를 푸른 빛으로 빛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낮에는 대기가 푸른 빛을 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푸른 빛은 우리가 그 뒤에 있는 별을 보는 것을 가로 막는다. 만약 우리가 대기를 없애 버린다면 태양이 하늘에 있어도 우리 주변만 어둡게 조정을 하면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낮에도 별을 보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대기를 없애면 된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대기가 없으면 우리는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보다는 그냥 우주선을 타는 것이 낫다. 파란 빌이 흩어지고 있어 낮에 밤하늘에서 보듯 별을 볼 수 없다면 공기 분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까마득한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면 된다. 그러면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별을 보고 못보고는 대기 중의 입자의 수에 달려 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입자의 밀도이다. 만약 우리가 100km 높이로 올라간다면 그곳은 대기에 입자가 거의 없는 곳이다. 그래서 그곳에선 더 이상 산란되는 푸른 빛이 없다. 이제 더 이상 빛나는 것이 없다. 그래서 대낮에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 우주는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우주의 운영 특성을 고려했을 때 낮에도 별을 보려면 지상 100km 상공으로 올라가면 된다. 지상 100km 높이는 우주를 볼 수 있는 표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도 여전히 대기가 있지만 푸른 빛을 산란시키고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도록 빛날 만큼 조밀하지는 않다.
대기가 우리 지상의 절반 정도가 되는 높이는 50km 높이이다. 그것을 넘어가면 우주로 본다. 대기가 10분의 1이 되는 높이는 5km 정도이다. 대기를 없애면 우리의 지구 어디에 있거나 우주에 있는 것이다.
우리 대기의 경계는 지상 100km이다. 지구는 그렇게 멋진 곳이 아니다. 지구의 대기는 사와의 껍질 정도로 얇다. 우리는 대기에 온갖 나쁜 짓을 하고 있다. 우리의 대기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아래쪽에 있다.

설명을 다 듣고 나면 이제 하늘은 입자들을 허공에 흩어놓고 그 입자들에 부딪치는 푸른 빛을 흩어 놓으면서 하늘에 쳐놓은 거대한 커튼이 된다. 우리는 낮에 하늘에 커튼을 쳐놓고 살고 있다. 갑자기 집의 커튼이 어떤 특별한 입자들로 구성된 한겹의 막이 된다. 집마다 달리 가지는 작은 하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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