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햇볕 한 조각의 아침 귀국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2월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한국오는 비행기 속에서

베트남의 다낭에서 3일을 보내고 고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올 때 내가 다낭에서 탄 비행기는 밤비행기였다. 밤의 공항은 떠나는 이들로 북적였지만 전광판의 비행기들은 모두 인천공항을 그 행선지로 약속하고 있었다. 어쩌다 다른 도착지가 눈에 띄어도 그 이름이 부산이나 대구, 청주였다. 비행기를 잘못 타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데는 아무 이상이 없겠다 싶었다.
비행기가 날아올랐을 때 사흘을 보낸 도시의 불빛은 별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도시는 하늘의 별들을 모두 지상으로 내려 반짝이는 별빛으로 떠나는 이들을 배웅했다.
동화로 전해 들은 신데렐라의 마차는 밤 12시가 지나는 순간 바뀐 모습을 버리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했었다. 밤비행기로 다낭을 떠난 비행기에도 그런 전환의 순간이 있었다. 어느 순간 창을 쏟아져 들어오는 환한 빛이 밤을 끝내고 아침을 시작하는 마법의 가루였다. 쏟아져 들어온 빛과 함께 비행기는 아침비행기로 바뀌었다.
그때 날개쪽의 창으로 내다본 하늘에 달이 보였다. 우리의 밤하늘을 밤새 걸어 이제는 국경을 넘고 있는 달이었다. 비행기는 달이 밤새 걸어 열어놓은 아침의 길로 속도를 내고 있었다. 창으로 보이는 비행기의 날개 끝에는 아울러 햇볕 한조각이 걸려 있었다. 동해를 떠오른 우리의 해가 귀국을 반기며 걸어준 환영의 표식이었다. 몇 번 살고 있는 나라를 떠나 이국에서 며칠을 머물다 돌아온 적이 있다. 그러나 국경을 넘다 뒤를 돌아보는 우리의 달과 동해에서 막 건져올린 한 조각의 햇볕으로 환영을 받아보긴 처음이다. 돌아오는 내 나라가 가슴에서 뜨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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