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샤 야시장 – 6일간의 타이베이 여행 Day 1-5

타이베이에 딸의 친구가 있다. 딸은 도쿄로 유학을 떠났었고 그때 같은 대학에 다녔던 친구이다. 일본인이지만 타이베이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어를 중국인 수준으로 하고 한국말도 잘 한다. 도쿄에서 얼굴을 본 적이 있고 여행오면 한국에서도 만나곤 했었다. 이번에는 그를 타이베이에서 만났다. 그가 우리 여행의 안내자 역할을 했다. 중국어를 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할 수 없이 편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타이베이의 유명한 야시장인 닝샤 야시장으로 가는 길이다. 아직은 길이 한가하지만 곧 사람들이 산을 이루고 바다를 이룬 풍경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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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홍대 거리 갈 때마다 한국 사람들은 다 여기 모인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닝샤 야시장에선 대만 사람들은 다 여기 모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로타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이 정도로 많지는 않은데 주말이라 좀 심하게 많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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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방향을 반으로 나누어 천천히 사람들이 가고 온다. 이 혼잡한 인파가 서서히 흘러가고 흘러 온다.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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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행운이란 것이 멀지 않다. 그냥 닝샤 야시장에 와서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그것이 행운이다. 행운을 잡은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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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밤이 되면 상점의 간판에는 불이 들어온다. 낮과는 또다른 화려한 얼굴이 된다. 도시는 낮밤이 다르다. 낮에 본 곳이 밤에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도시는 하루의 낮밤을 주기로 느낌이 전혀 다른 두 계절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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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나는 이 시장의 끝이 있긴 있는 건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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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길게 줄을 서야 했다. 만들어 놓은 것을 곧장 내주는 곳은 별로 보질 못했다. 곧바로 만든 것을 먹게 해주었다. 닝샤 야시장에서 우리가 처음 찾은 곳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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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아자전(蚵仔煎)이란 이름의 간판을 달고 있었다. 중국말로는 어아젠이라고 읽는 듯 했으며 우리 음식으로는 굴전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 굴전의 맛이 아니었다. 맛있게 먹었다. 안에 들어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빈자리가 보였지만 만들어야 내줄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만드는 순서가 될 때까지는 줄을 서야 했다. 우리처럼 들어와 앉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밖의 줄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줄은 매우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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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닝샤 야시장은 한자로는 녕하야시(寧夏夜市)이다. 녕하는 이곳의 도로 이름이라고 한다. 글자 뜻으로 보면 편안할 녕(寧)자와 여름 하(夏)자가 묶여 있다. 그러니 편안한 여름이다. 이곳에 오면 여름이 편안해진다. 음, 그보다는 와글와글 거리는 여름이 더 어울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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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딸은 친구와 함께 돌아다니고 나는 그녀와 함께 돌아다니다 다시 만나기로 했다.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음식물들의 샘플은 눈에 들어온다. 이 가게 앞에서 샘플로 진열해놓은 간식거리가 귀여워 하나 사먹었다. 한글도 있었다. 치킨 케이크라고 되어 있었지만 그냥 풀빵에 가까웠다. 취피(脆皮)는 겉이 바삭하다는 뜻의 한자이다. Grispy Skin은 아무래도 Crispy를 잘못 쓴게 아닐까 싶다. 계단고(雞蛋糕)는 우리가 사먹은 것의 정체로 계란빵 정도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메뉴판에서 번호를 찍어서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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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과일 주스도 한잔 사 먹었다. 주스명을 말하면 곧바로 과일을 갈아서 주스를 만들어주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내 눈에는 닝샤 야시장에서 파는 것의 거의 대부분이 술안주였다. 하지만 술을 파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한국 같았으면 이런 시장의 절반은 술집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잔 하지 않을 수 없어 술주자를 열심히 찾았고 드디어 술주자를 환히 밝히고 있는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밖에서 살펴보니 그 집의 냉장고 속에 대만 맥주가 있었다. 가게 직원에게 딸의 친구와 연결된 전화를 건네고 가게 위치를 좀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가게에 모여 대만의 모든 맥주를 섭렵했다. 술 마시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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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딸의 친구 히로타에게 우리가 준비해간 선물을 전했다. 불닭복음면을 포함해 한국을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마련했다. 막걸리를 사가고 싶었으나 캔 막걸리를 구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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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내가 술 주(酒)자로 생각한 한자는 실제로는 주자가 아니라 소금밭 로(滷)자였다. 생전 처음보는 글자였지만 술 주자와 흡사하게 생기긴 했다. 어쨌거나 나는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간판에 있는 丫滷吧란 글자는 해독 불가능한 한자였지만 병기된 영어의 아루바를 가리키는 듯했으며 대만의 음식 체인점 같다. 페이스북에서 똑같은 로고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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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서

글자를 착각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나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BTS를 번호판에 새긴 승용차 한 대가 앞을 지나간다. 사실 타이베이로 떠난 날이 서울의 광화문에서 BTS의 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딸의 친구가 앱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택시 타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택시를 탈 수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호텔 바로 앞 도로의 건너편에서 한 건물이 낮과는 전혀 다른 밤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호텔 근처의 과일 가게에서 과일을 샀다. 10원을 내면 과일을 먹기 좋게 깎아 주었다. 당연히 10원 내고 과일을 깎아서 샀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1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과일 가게 벽에 한글로 과일 설명이 붙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긴 하나보다. 과일을 살 때마다 석가라는 과일을 샀다. 부처님 머리를 닮아서 그리 부른다고 했다. 어찌나 단지 설탕을 먹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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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대만의 타이베이에서

호텔 앞 거리에서 나무가 초록을 빛내고 있었다. 아직 초록의 시절이 먼 나라에서 온 나는 초록만 보면 반가웠다. 따뜻한 나라로 놀러온 것이 아니라 몇 달의 시절을 앞서 5월이나 유월로 놀러온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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