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3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3월 7일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가끔 창에서 좀 멀리 떨어져 보세요.
창에 너무 가까이 가면
창은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슬그머니 사라져 버려요.
그럼 바깥 세상만 보이기 시작하죠.
안에 있으면서도 우리의 시선은 바깥으로 나앉고 말죠.
우리가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창은 언제나 세상만 보여주며 자신은 슬쩍 지워져 버려요.
창에서 좀 떨어져 보세요.
그럼 창이 보여요.
창이 보이면
세상을 그 창에 담아 벽에 걸어둘 수 있어요.
만약 시간이 한낮이라면
한낮의 환한 빛을
한참 동안 벽에 걸어둘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시간이 한밤중이라면
건물들이 밝힌 불빛이
자신들이 무슨 별이라도 되는 양 반짝거리고 있을 테고
그러면 또다른 세상을 밤새 벽에 걸어둘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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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2

13 thoughts on “창 3

  1. 인터넷 서핑하다가 들렀습니다.
    초면에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나 문의드립니다.

    소량으로 인쇄되는 책이기는 한데 절대 상업적인 용도는 아니고요
    그냥 저희 과 동아리 문집에 실으려고 합니다.

    허락 부탁드립니다 (꾸벅)

    1. 사용하셔도 됩니다.
      다만 제가 찍지 않은 사진이 서너 장 있습니다.
      그건 사용하시면 안됩니다.
      저작권이 제게 있는게 아니어서요.
      Photo by Kim Dong Won 요렇게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것만 사용하시길.
      방문 감사드립니다.

  2. 이것 참 죄송스럽습니다.

    알려주셨던 주소로 들어갔더니 404 file not found 가 나오네요. 제가 아무래도 주소를 잘못넣은 듯 한데요. 이게 잘못눌러서 댓글부터 지워졌지 뭡니까요. ㅠ.ㅠ

    주소 다시한번 알려주심 안되겠습니까?
    염치없지만 댓글, 쪽지 또는 aidemtub@naver.com 으로 메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악한 박대리 배상

  3. 오… 컴퓨터 게임에 나올 듯한 분위기인데요?
    창문을 넘어가면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나올 듯한.

    사진 잘 봤습니다. 제가 있던 자리의 인물 사진을
    보니까 사진을 정말 잘 찍으시는구나 하는게 막 느껴졌네요.
    저는 얼마나 더 찍어야 내공이 쌓일런지..

    만나뵈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동원님 덕분에
    분위기도 좋았고, 얘기도 많이 했네요.

    1. 저도 반가웠어요.
      좀 너무 많이 떠든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사람들 만나 술마시고 떠드는 건 삶을 살맛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4. 저는 이 글과 사진을 보며 저의 노안을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멀찍이 두고 보아야 하듯 창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는 도루피님이 <도로시의 집>에 잠시 들렀길래 무척 반가웠습니다.
    선선한 가을날, 부산에 한번 왕림하시지요~

    1. 이번에 잠깐 부산에 들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만 못가고 말았습니다.
      촛불집회 나가면서 플라치도님께 많은 빚을 졌다는 걸 새삼깨닫게 됩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내려가서 치열했던 그 싸움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5.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가리켰더니,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구락 끝만 쳐다보고 있다지요.

    조금 떨어져서 창을 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창은 안보고, 벽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한참이나 멍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아름다운 파아란 색입니다.

    창을 바라봐야하는데,
    창에서 스며든 빛만 보고 있습니다.
    빛을 보지말고 창너머를 바라봐야하는데.
    빛만 보고 있습니다.

    덧말)
    이쁜 사진과 좋은 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사악한 박대리 배상.

    1. 그게 가장 좋은 감상법이죠.
      손가락도 보고, 달도 보고… 달빛도 감상하고…
      창을 보라 해도 벽의 서린 푸른 빛에 더 눈길줄 수 있는 자유가 가장 소중한 듯 합니다.

  6.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에 좋았습니다.
    살면 살수록 삶이 보여야 하는데
    요즘 삶은 살면 살수록 뒤죽박죽인 느낌입니다.
    그저 사진 하나 찍고 얕은 생각 하나 덧붙여 놓는 것 뿐인데… 배우다니요.
    삶보다 더 생생한 글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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