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5월 7일 서울 천호동의 한 사거리에서

나는 마치 습관처럼 숫자를 거꾸로 세기 시작했다.
5… 4…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5월 7일 서울 천호동의 한 사거리에서

줄어들어가는 숫자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3… 2…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5월 7일 서울 천호동의 한 사거리에서

숫자는 곧장 마지막에 도달했다.
나는 숫자에 강조점을 찍으며 마무리를 했다.
드디어 1!

Photo by Kim Dong Won
2011년 5월 7일 서울 천호동의 한 사거리에서

그리고 소리쳤다.
발사!

난 신호등이 하늘로 날아오를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 것도 날아오르질 않았다.
푸른 사람이 붉게 점화되었지만
그저 신호등의 윗덮개를 들이받으며
그 자리에서 멈추었을 뿐
더 이상 어디로도 날아오르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냥 무심하게 제 갈 길을 갔고,
차들만 질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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