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웃음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4월 25일 잠실대교 위에서 내려다 본 수중보


가끔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곤 합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언제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습니다.
미끄럼틀의 즐거움이 웃음으로 피어납니다.
잠실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중보에 막혀 잠시 머뭇대던 한강의 물줄기가
수중보를 미끄럼틀 삼아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실제로 어릴 때,
내 고향에도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막아 놓은 보가 한군데 있었습니다.
약간의 청태가 끼면 우리들은 그곳을 미끄럼틀 삼아 놀곤 했었습니다.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가선 보의 아래쪽 물 속으로 풍덩 빠지곤 했었죠.
오늘은 한강의 물줄기가 잠실의 수중보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며 그렇게 놀고 있습니다.
수중보를 타고 내려간 물줄기는 몸을 뒤채며 하얀 포말을 일으킵니다.
그건 말하자면 물의 웃음입니다.
그러니까 물의 웃음은 흰색인 셈입니다.
몸을 아예 한바퀴 뒤집으며 하얗게 웃게 될 정도로 미끄럼틀 타기는 재미납니다.
보는 나도 재미나서 한참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4월 25일 잠실대교 위에서 내려다 본 수중보

11 thoughts on “물의 웃음

  1. 전 미끄러지는건 공포스럽던데..
    어렸을때도 미끄럼틀보단 그네만 타고
    다른 아이들이 비료푸대로 눈 미끄럼을 탈때도
    전 구경만했죠. 그래서인지 가끔 티비에서 물살을 가르며
    미끄러져내리는 실내수영장풍경보면 와..안무서울까? 한답니다.^^

    1. 하긴 우리 아이도 미끄럼틀 즐기는데 좀 걸리긴 했어요.
      제가 보기엔 그네가 더 무서워요.
      그거 90도까지 날아오르는 아이들도 있더라구요.

  2. 생각만 해도 좋고 다시 보고 싶네요.
    미끄럼틀 삼아 주르륵 내려가서 물웅덩이에 풍덩 빠지는 모습요.
    은근히 동원님이 개구쟁이 악동 같아요.
    그리고 보니 크나 작으나 미끄럼틀에서 내려 올 때는 환하게 웃는 군요.

    1. 그게 작은 보였는데 지금은 없어진 것 같더라구요.
      홍수나서 다 떠내려가 버렸어요.
      보 자체는 너무 가파라서 그렇게 못하고
      물이 내려가도록 중간에 수로를 두 개 정도 만들어놓거든요.
      거긴 경사가 낮은 데다 물이 등을 밀어주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곤 했지요.
      어릴 때는 물이 맑았는데 요즘은 시골도 물이 많이 더러워져서 시골 내려가보면 사람들이 물에 잘 들어가질 않아요.
      그래도 아직 시골은 상당히 맑은 편인데, 가끔 한강에서 서프보드 타는 사람들 보면 저런 더러운 물에서 어떻게 노는가 싶어요.
      한강은 보기만 해도 끔찍하곤 해요.
      뭐, 자주 놀러나가서 강바람을 쐬긴 하지만요.

  3. 이스트맨님, 제가 얼마전 웹브라우저를 넷스케이프로 바꾸었는데, 파이어폭스와 넷스케이프에서는 블로그의 스킨이 깨져보이네요.
    사파리에선 정상으로 보이구요. 이상하네요….

    1. 그게 어디가 문제인질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웹호스팅 회사의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웹호스팅 회사에선 자기들도 어디가 문제인지는 모르고 그냥 내가 알아서 어디를 고쳐달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올해 10월이 마지막인데 그때 다른 곳으로 옮기려구요.
      같은 태터를 제 맥에 깔아서 미리 실험을 해보는데 제 맥의 서버에선 멀쩡한게 꼭 그 호스팅업체에서 그래요.
      올 10월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서 고칠께요.

  4. 선웃음은 좀 그럴 수도 있고,
    억지로 웃는 웃음은 요즘 말로 ‘썩소'(썩은 미소)라 해서 멀리하는데,
    왜 이리도 웃음이란 말도, 웃음 그 자체도 좋은지.
    미끄럼틀 타며 깔깔거리는 물 소리가 들리는 듯,
    ‘물의 웃음’
    방금까지만해도 꽃의 웃음만 생각했었는데, 물도 웃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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