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토요일,
7자가 두번 겹친다는 것을 빌미삼아
오늘은 날이 왜 이렇게 칠칠치 못한 날이냐고 투덜대며 시간을 보내다가
6시로 잡혀있는 술약속을 어느 정도 남겨놓고
그녀와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가 1시간여 사진을 찍기로 했다.
어린이들이 노는 곳이 아니라,
어른도 일단 들어가면 어린이가 되는 곳,
바로 그 때문에 어린이 대공원은 항상 즐거운 곳이다.
즐거움의 좋은 점은 그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즐거웠다.
다른 물줄기는 시원하게 잘 올라가는데
저 쪽의 저 물줄기 하나는 왜 저 모양이지?
-여름이잖아. 더위 먹어서 그래.
나도 타고 싶다…
우리에겐
놀이 풀장이나 태평양이나 모두
17만 평방킬로다.
즐거워서 소리치는 건 재미없다.
소리치면 그때 즐거워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바이킹을 탔을 때는
최대한 으악하고 소리를 쳐야 한다.
재미없어도 소리치면 재미난 세상이 된다.
으악은 즐거움을 부르는 수신호 같은 것이다.
자, 여기 여기 여기.
엘렐렐렐레.
사진찍는 사람들이 즐겁고
사진찍히는 아이가 즐겁고
사진찍는 걸 보는 것도 즐겁다.
모래의 마법.
어릴 때 모래는 밥도 되고 떡도 된다.
자라고 나면 모래는 그저 모래일 뿐이다.
자라면서 사람들은 모래의 마법을 잃는다.
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오, 물의 시원하고 부드러운 이 느낌이여.
아빠, 지금 내가 물위를 걷고 있는 거야?
그 기적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난 거야, 지금?
-그럼. 아빠랑 함께 있으면 그런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단다.
세상의 모든 기적은 사실은 아빠한테서 나오는 거란다.
커플들은 둘이면서 하나가 되고자 한다.
백주 대낮의 거리에서도 그 욕망은 수그러드는 법이 없다.
커플룩은 바로 그러한 욕망의 표현 양식이다.
분명 따로 입었는데 함께 입은 듯한 느낌, 그것이 바로 커플룩이다.
엄마의 모델.
딸은 엄마의 전속 모델이다.
엄마가 요구하면 딸은 어떤 포즈도 소화할 수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포즈를 취해도 엄마에게 그 이상의 포즈는 없다.
우리가 그걸 알 수 있는 것은
딸의 사진을 찍을 때 딸만 포즈를 취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 자신도 어떤 포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엄마는 딸을 그냥 찍는 게 아니라
그 자신이 아주 독특한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 자세는 바로 사랑의 자세이다.
사랑의 자세는 대상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도록 해주는 위치와 각도의 자세이다.
엄마가 딸을 찍을 때
세상의 엄마는 사랑의 자세라는 그 독특한 자세로부터 한치도 벗어나질 않는다.











4 thoughts on “어린이대공원 풍경”
아~~이 사진들보니 또 놀이기구 타고싶어져요.^^
늙어서 잡고 매달릴 힘도 없어지기전에 실컷 타봐야지.^^
꺄악~ 소리도 지르시고…
벌써 7월이네요~삼십대 시간은 빨리 간다더니 정말 그르네요~
음, 내 앞에서 나이 얘기를 하다니…
근데 그 얘기 듣고 보니 전 아직 이십대인가 봐요.
요즘 좀 사는게 지겹고, 시간도 별로 빨리 가지도 않는 거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