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연꽃을 찍으러 남양주의 봉선사에 갔을 때,
연꽃만 찍고 돌아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봉선사도 돌아보고,
또 버스를 타고 훌쩍 지나갔던 길을
봉선사에서 광릉까지 천천히 거꾸로 걸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차도 옆으로 있는 듯 없는 듯 나있는 길이었습니다.
걷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 길을 다시 걸어봅니다.
1. 봉선사에서 나오니
마음이 왼쪽과 오른쪽을 동시에 힐끗거립니다.
오른쪽으로는 광릉내이고,
왼쪽은 지나쳐온 광릉과 수목원입니다.
그때 차도의 옆으로
한 사람이 다닐만한 폭의 작은 길이 하나 보였습니다.
그 길로 발길을 들여놓았습니다.
2. 풀에 묻혀 잘 보이질 않는 그 길이
계속 앞으로 이어집니다.
나무들이 앞을 막는가 싶으면
또 그 사이로 길을 내줍니다.
3. 보통은 길이 나면
나무가 몇 십, 몇 백년을 살았던 자리를 길에게 내주게 마련인데
이곳에선 길이 나무가 살던 자리를 옆으로 비켜 길을 갑니다.
4. 혹시 나무가 길을 가다 멈춘 자리에서
길이 계속 길을 가며 길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
나무들이 줄지어 선 품새가
길을 따라 어딘가를 가던 모습 같습니다.
5. 원래의 길은 맞은 편으로
풀숲에 납짝업드려 있지만
난 가끔 길 건너편으로 건너가기도 합니다.
그게 걸어갈 때 누리는 발의 자유라고나 할까요.
차가 한가할 때는 잠시 길의 한가운데를 점거하기도 합니다.
6. 햇볕이 나면서
나뭇잎 사이의 성긴 틈새를 비집고
햇볕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옵니다.
길에 쏟아진 햇볕이 잠시 환하게 길을 구릅니다.
7. 다리가 하나 나타났습니다.
나무가 길게 가지를 뻗어 원형의 터널을 만듭니다.
짧은 초록 터널의 저편으로 햇볕이 쨍합니다.
다리 옆으로는 전혀 거칠 것이 없어 완전히 햇볕 세상입니다.
8.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물도 길을 갑니다.
내가 풀숲길을 걷듯
물도 풀숲 사이로 난 길을
졸졸 거리며 가고 있습니다.
난 길을 갈 때면 뚜벅뚜벅 가니까
우린 발자국 소리가 서로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느긋한 보폭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9. 광릉에 거의 다 왔을 때,
차 한 대가 길가의 턱에 걸려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잠시 머리 속이 어지럽게 뒤엉켜 버립니다.
차곁에 서 있는 사람들 숫자와
차 한 대가 실을 수 있는 인원이 잘 맞질 않아서 그럽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사진을 보여주며 그녀에게 물었더니
원래는 차가 두 대나 세 대였는데
지금 그 차들은 이 사태를 해결하러 어디론가 가서 그렇다는 추리를 내놓았습니다.
아주 그럴 듯 했습니다.
그나저나 어쩌다 저렇게 길옆으로 빠진 것일까요?
그 의문은 잘 해소가 되질 않습니다.
10. 드디어 광릉에 도착했습니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능입니다.
왼쪽에 세조가 묻혀있고
오른쪽은 왕비인 정희왕후 윤씨가 묻혀있습니다.
능까지는 정해진 시간에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저야 기다렸다가 올라갔다 왔죠.











6 thoughts on “봉선사에서 광릉까지 걷다”
저 길들을 걷고계신 김동원님이 눈에 그려져요.^^
수염때문에 쌔까맣게 보이면서도 멋진 모습이실거같은..^^
광릉엔 못가봤고 서오릉에 갔던때가 기억에 남아요.
참 멋진 가을날이었죠.
저 아주머니들 전복된 자가용보니까 혹시 저분들 모두 한차에 타서
그 무게로 저렇게 된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설마 아니겠죠?^^
그럴리야 없겠지만 그렇게 생각했더니 웃음이 막 나와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요..
전 여름에 바다보다 숲이나 산에 가는것이 더 좋더라구요
간간히 계곡에 앉아 발을 담그기도 하고.
나무와 숲길의 푸르름이 더 좋기만하구요
광릉은 어릴적 가족휴가 여행때 갔다왔는데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거든요.
또 가야지 했는데 ..
그래도 일케 동원님 께서 보여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입니다.^^
아..얼마전 바꾼 블로그 주소에 문제가 생겨서..
새로 다시 둥지를 틀었습니다..하하..;;
http://www.kwonyang.com/rainbow_vitamin.
여름 계곡의 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세말하면 귀에 딱지 앉죠.
수락산이나 청평사에 갔을 때 산을 올랐다 내려오며 계곡에 발담그고 있던 생각하면 온몸이 다 시려요.
그 물소리는 또 어떻구요.
블로그로 놀러갈께요.
드디어 집에 인터넷이 개통되었답니다.^^
이리저리 테스트를 해보다가 역시나 12시가 되면 새글이 올라온다는
김동원님의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
아.. 봉선사에 다녀온게 한달 조금 넘었나 싶습니다.
원래는 수목원에 다니러 가는 길이었는데 예약을 해야되는 줄도 모르고
덜렁대며 갔다가 허탕을 치고 하는 수 없이 봉선사라도 들렀던 거였지만요.
봉선사는 제게는 별로였어요.
절치고는 너무 시끄럽고 사람 또한 많고 번잡스럽더라구요.
사진을 보니 차라리 저길을 따라 조금 걷다가 올걸 하는 후회가 드네요.
제가 보기에 저 차는 길옆으로 나있는 멋진 나무들에 빠져 한눈팔다가
어.. 어.. 하며 빠져버린게 아닐지..
사실 제가 운전을 하면 그런정도의 사고는 다반사일것 같아요.^^;;
광릉도 들러보시지 그러셨어요.
거긴 월요일 빼고는 항상 문을 여는 것 같던데.
저야 버스를 타고 다니니 발의 속도에 의존하여 걷는 경우가 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