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해가 집니다.
그것도 아름답게 집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순탄하게 오지는 않습니다.
아마 바다나 산이었다면
그 넓은 품에 안기거나 산의 등에 기대면서
평온하게 저녁이 마무리되겠지요.
그러나 서울에선 남산 타워의 뾰족한 탑에 찔리기도 하고,
건물의 각진 모서리에 긁히면서 해가 집니다.
그것을 피하려면 지는 해와 눈맞추는 자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삐죽삐죽 서 있는 가로등을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험난하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서울의 저녁은
항상 제 집을 잘 찾아가고 있습니다.
참 사는 게 용한 것이 서울입니다.
7 thoughts on “도시의 일몰”
2005년의 해도 지금과 같네요… 왜케 시간이 빨리가는지…
이제는 시속37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 소리 마시길.
내가 보기엔 그곳에선 시속 30정도로 밖에 안가는 것 같으니.
시속 37 ㅋㅋ
전 시속 48 ㅋㅋㅋ
그래서 해는 항상 중천에 떠있는 달이 너무 부러워
자리를 바꾸자며 복불복을 한다고 합니다.
가끔 주변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날은
매운 오뎅을 먹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서울 특별시에 사는 해는 그런 속사정이 있었네요.
그러고 보면 바다로 지는 해가 제일 장땡 같습니다.
자리 바꾸면 낮밤이 바뀌는 건데… 시차만 달라질 뿐 똑같아 지잖아요. 혹시 동양과 서양의 해와 달 중 어느 한쪽은 복불복에서 성공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에서 노을은 건물의 각진 모서리에 찔리지도 않고, 높고 뾰족한 탑에 걸리지도 않습니다. 해가 질 무렵, 서쪽을 향해 달리다 보면 노을빛에 정신을 놓기도 합니다. 넓고 평평한 하늘만 바라보이는 이곳… 그러나 이곳에서도 참 사는 것이 용하구나,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맞는 말씀이세요. 어디서나 사는 건 참 용하다 싶어요. 제가 그 사실을 깜박깜박하는 듯… 종종 도시와 시골은 저녁 풍경도 그 느낌이 다르다고 생각하곤 했었는데 저녁은 어디서나 똑같을지도 모르겠어요. 내일은 멀리 떨어진 곳의 두 저녁 풍경을 올려봐야 겠어요. 며칠전에 한강변에서 저녁 풍경을 찍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