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의 창
사람들은 창을 사이에 두고대칭으로 흩어져 있었다.가끔 창이 열리면서창밖의 사람들이 창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하지만 창속의 사람이 창을 열고창밖으로 나오는 법은 없었다.불현듯 창이 열리면서창속에 감쪽같이 […]
달의 숨바꼭질
10월 8일날, 개기월식이 있었다.달이 숨바꼭질을 하는 날이다.사람들이 모두 월식 구경에 난리였지만난 월식의 순간을 지켜보지 않았다.숨바꼭질에서술래가 눈을 뜨고숨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반칙이다.잠시후 베란다에 […]
이슬 방울과 거미줄
바다에 드리운 그물에도바닷물이 방울져 걸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물은 깊고 많았지만물을 둥글게 빚는다는 것은쉬운 일이 아닌 듯했다.하지만 아침마다거미가 쳐놓은 포충망엔이슬 방울이 수없이 걸렸다.거미는 […]
구름과 벼
가을의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고,논엔 가을벼가 가득했다.구름을 이루는 것은작은 물알갱이라고 들었다.가을벼를 채우고 있는 것도작은 벼의 낱알들이었다.하늘과 땅에서알갱이들이 대칭을 이루었다.작은 것들이 모여서 이룬 세상이참으로 […]
벚꽃의 술
「사쿠라 사라사라」라고 불리는벚꽃주가 한 병 생겼다.한국에 놀러온 일본의 대학생히로타 오우치군의 안내를 맡아이틀 동안 서울과 경기도 구경을 시켜준 인연으로 얻게 된 선물이다.히로타군은 딸의 […]
바람과 단풍
바람이 지나다일찌감치 물든 단풍잎을 몇 개 보았다.예쁘다고 달라며 잎을 흔든다.나뭇가지가 아직은 내줄 수 없다며바람의 손을 뿌리쳤다.바람이 몇 번 더 보채다가결국은 그냥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