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대의 자전거가 있는 집

그 집에는 네 대의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단지 자전거가 네 대였다면 내 눈길을 끌어가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 집의 자전거는 네 대가 모두 같은 스타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전거의 스타일이 아주 독특했습니다.
그 집앞을 처음 지나가던 날,
그 네 대의 자전거는 곧장 내 눈길을 끌어갔습니다.
다음 날도 그 네 대의 자전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중 세 대는 핸들이 검정색이었고, 한 대는 빨강색이었습니다.
안장은 세 대가 밝은 회색빛이었고, 한 대는 검정색이었습니다.
그러나 핸들이 모두 두 팔을 번쩍 든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안장의 높이는 제각각이었습니다.
안장의 높이로 봐선 어느 한 사람의 네 대가 아니라
모두 제각각의 네 대 같았습니다.
빨강색 자전거의 안장 높이가 가장 높아
아마도 그 네 대의 자전거가 제각각의 네 대라면
빨강색 자전거의 주인이 가장 키가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의아했던 것은 그 네 대의 자전거가 항상 엉겨 붙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도쿄에 머무는 동안,
그 집앞을 지날 때마다 그 자전거를 보았습니다.
도쿄를 떠나면서 그 집과 작별을 할 때
그 네 대의 자전거가 마치 한 가족처럼 보였습니다.
가족은 제각각인 듯해도 엉겨 붙어 살아갑니다.
약간씩 다른 듯하면서도 같습니다.
그 집의 자전거에선 가족이 보였습니다.
어떤 가족일지 궁금했습니다.
자전거 가족으로 봐선 아주 재미나고 괜찮은 가족일 듯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