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0일 서울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거리를 걷다가 공원으로 들어서면서
표지판 하나를 보았다.
짙은 색을 밑면에 깔고
하얀 글씨로 금연 금주라고 써 놓고 있었다.
공원에서 담배도 피지 말고 술도 먹지 말란다.
말로는 모자랐는지
담배와 술병에다 빨갛게 동그라미를 치고
그 동그라미에 사선을 하나 그어
그곳에서 담배피고 술마시면
붉게 낙인이라도 찍을 태세였다.
그 뒤로 무궁화가 보였다.
2011년 8월 30일 서울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무궁화 곁으로 가보았더니
그 밑으로 태우다 버린 담배 꽁초들이 즐비하다.
색이 특이했지만
태우다 버린 꽁초가 틀림없었다.
누가 버린 것인지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바로 무궁화였다.
2011년 8월 30일 서울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빤히 노려보았지만 무궁화는 시치미를 뚝 땐다.
난 아냐.
난 그저 꽃을 피울 따름이라고.
꽃으로 위장했지만 이제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이 꽃이 아니라 담배 연기를 동그랗게 말아
공중으로 피워올린 것이란 것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언젠가 접시꽃이 담배 피운 현장도
버린 꽁초로 딱 잡아낸 적이 있었다.
꽃들은 종종 담배를 피고
꽃이 질 때쯤
지는 꽃을 위장하여 꽁초를 슬쩍 버린다.
그래도 꽃의 흡연은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다.
누가 그렇게 아름답게 담배 연기를 뿜어올릴 수 있으랴.
그런데 때로 담배피는 사람이 꽃처럼 아름다울 때도 있다.
담배 연기를 싫어하면서도 사람 때문에 흔들린다.
다만 꽃앞에선 예외가 없다.
**접시꽃이 담배피고 꽁초버린 현장은 다음에서 볼 수 있다.
접시꽃
8 thoughts on “무궁화의 흡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이요!
간 큰 무궁화군요.
아니면 반골 기질이 있거나….
다른 데도 아니고 딱 팻말 뒤에서 저러고 담배를 피고 꽁초를 버렸으니.
아오, 진짜 ‘사진보다 해몽님!’이라고 불러드리겠어요.
우리 집은 팻말도 없는데 흡연을 안해요.
그래도 음주까지 안하는 건 아니지만요.
아이들 데리고 집에 와요.
음주는 내가 할테니 가무를 책임지고 하루 놀아야지요. ㅋㅋ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군요.^^
오늘 아침은 요며칠과 확연히 공기가 다른데, 가을이 성큼 걸음을 옮겼나봐요.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새벽에 주섬주섬 긴팔 셔츠를 걸쳐 입었는데,
식탁 창밖으로 보이는 철문봉과 적갑산이 손짓해 이따 오후에 다녀올까 합니다.
저는 계속 방에 묶여 지내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일하다 자꾸 아파트 옥상을 들락거리게 되네요.
창으로 내다보이는 구름이 좋으면
카메라 둘러매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구름 사냥에 나서요.
정말 구름이 좋은 산을 한번 가야 하는데 말이죠.
철문봉과 적갑산에서 보는 좋은 구름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담배꽁초 아닌데..
이상하다..
무궁화꽃 시들어 떨어진거 같은데..
안경을 벗고 다시 들여다 봐도 무궁화 시들어 떨어진건데..
아하~무궁화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 였구나~~
웃음팍~~대~~박요~~~
아~~그래서 동원님…들 하시는구나..ㅎㅎ
반갑습니다.
조만간 두분 함께 뵐수 있을듯 하다니 설레임이 입니다.
반갑습니다.
아마도 저희 차가 반가운 물건을 싣고 갈 듯 합니다.
주방장님 활동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에 좋았습니다.
저희도 가는 날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손에 꼽고 있습니다.
곧 뵈요.
와하하 동원님! 담배 피는 무궁화…ㅎㅎ
어쩐지…흡연을 그렇게 하면서도 피고 지고 또 피고…
역시 담배를 끊을 수 없는것은 사람이나 무궁화꽃이나…
중독성이 대단한걸요^^
참치주방장님 안녕요!
이렇게 동원님과 미리 인사하시고 얼마뒤에 함께 반가이 뵙겠네요!
저도 기다리고 있어요~~
가는 날 옥상에 가꾸시는 화초들도 구경시켜 달라고 하자구요.
도토리님 만든 잔에 특별히 한잔하는 것은 필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