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낚시
나뭇가지가 바람을 낚고 있었다. 낚시 바늘과 미끼는 필요 없었다. 가지끝에 걸어놓은 잘마른 나뭇잎 하나로 모든 것이 충분했다. 바람이 낚일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렸다. […]
햇볕의 온갖 공부
막다른 골목의 끝에서 햇볕이 니은(ㄴ)을 공부한다. 같은 자리에서 어떤 날은 영어 알파벳 엘(L)을 대문자로 익혔다. 수학 공부를 하는 날도 있었다. 그 날은 […]
시를 겪는다는 것 —유계영의 시 「온갖 것들의 낮」
시인 유계영의 시 「온갖 것들의 낮」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하나의 의문으로 빨강에서 검정까지경사면에서 묘지까지항문에서 시작해 입술까지를공원이라 불렀다—유계영, 「온갖 것들의 낮」 […]
우리의 현실, 그리고 시의 소란 —백무산의 신작시
1언어는 세상을 드러내는 듯 하면서도 동시에 암암리에 현실을 은폐하고 왜곡한다. 가령 산업전사란 말을 생각해보자. 사전은 이 말을 가리켜 “산업 현장에서 힘껏 일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