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꼬리
나뭇가지를 붙들고 있을 때,그것은 가는 팔이었다.여름내 그 팔의 끝에서잎은 손이 되었다.바람이 불 때면사람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연신 반갑게 흔들어줄 수 있었다.가을되어 바위에 떨어지자팔은 꼬리가 […]
담쟁이의 벽화
담쟁이의 잎은 모두 졌다.잎이 무성할 때는 몰랐는데잎이 지고 나니 알겠다.담쟁이는 벽에 선을 먼저 그리고,뒤이어 그 선의 끝에 잎을 그린다.담쟁이는 그림의 순서를 안다.선만 […]
그림자와 함께 한 외출
오후의 인사동길,온통 그림자를 데리고 외출한 사람들이었다.햇볕이 환한 곳에서만함께 할 수 있는 외출이었다.골목을 들어온 햇볕이환한 오후를 열어놓은 곳에서그림자와의 동행이 까맣게 빛났다.햇볕이 그어놓은 경계를 […]
가을의 불
가을은 불탄다.하지만 나는 한번도소방서에 신고하지 않았다.가을의 불은겨울이 곧 진화해 줄 것이란 사실을나는 잘알고 있다.언제나처럼 그때까지 나는여유롭게 불구경이다. (썼다가 다시 또 쓴다) 불이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