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과 햇빛
물은 유리처럼 투명했다.물이 물로 뛰어내려 물을 흔들었고바람이 물결로 일으켜 세웠다.바람이 물결을 흔드는 동안이상하게 물이 아니라빛이 불규칙하게 갈라졌다.물이 아니라 빛이 고여 있었던 것일까. […]
이별과 새로운 만남
가을의 그 자리는이별의 자리였다.잎을 털어낸 가지는한해를 같이 했던 잎을 보내고 난 뒤끝에서이별을 아파하고 있었다.그 아픔은 겨우내 계속되었다.같은 자리였으나봄의 그 자리는새로운 만남의 자리였다.새로 […]
순대국의 맛
내가 순대국을 부르자 순대국이 내게로 왔다.어떤 집에 가면 부를 필요도 없다.그냥 하나나 둘이라고 하면 순대국이 알아서 달려온다.오직 순대국만 사는 집이다.그러나 내가 들어간 […]
고드름 주사
허공이 많이 아프다.백담사 처마밑의 고드름 하나길게 바늘을 내밀어주사중이다.눈의 결정에서투명을 뽑아낸 주사액이다.햇볕에 섞어 한두 방울씩조금씩 조금씩 흘려넣는다.차가울 것 같지만눈의 결정에서 뽑아냈기에몸으로 들어가면 따뜻한 […]
대도시의 전철과 지하철
대도시의 전철과 지하철은거미줄처럼 얽혀있다.우리는 모두 그 거미줄에 붙잡혀 있다.편리의 달콤함에 마취된 우리는붙잡혀 있으면서도 붙잡혀 있는 줄 모른다.도시를 벗어나 놀러갈 때면탈출하는 느낌이 드는 […]
고향 친구, 윤식이와 영준이
간만에 시간내서 고향 친구, 윤식이와 영준이를 만났다.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함께 했으니거의 20년을 고향땅에서 매일 얼굴보며 자란 사이이다.오래 전에 고향떠난 뒤로 뿔뿔히 흩어졌고,지금은 […]
엷은 커피 – 클라라의 커피에서
그 집의 바리스타는 신비로운 사람이었다.그는 커피를 아는 것이 아니라마치 나를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어느 일요일 오후,그 집의 바리스타는 내게 엷게 커피를 내려주었다.엷게 […]
철로와 연인
철로의 운명은 평행의 운명이다.평생 같이 갈 수는 있으나손잡을 수는 없다.손잡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평행의 운명을 감내하며 얻어낸 것은말할 수 없는 절대적 안정이다.안정된 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