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맑은 날
날이 흐리면눈앞에 멀쩡하게 세상이 보이는 데도마치 먼지낀 엷은 베일 뒤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기분도 좀 몽롱하죠.이미 잠을 털어버린지 오래인 오후가 되어도계속 졸린 눈을 […]
눈과 나무
2006년 12월 17일, 강원도에 눈소식이 있었습니다.그때 강원도 내촌의 도관리에도 눈이 내렸습니다.마을이 하얗게 덮였지요.어느 집 밭의 한쪽 가장자리를 따라 늘어선 밤나무에도 눈이 내렸고,마을회관 […]
물은 그림자를 꺾지 않는다
내 것이긴 했지만난 항상 그림자를 길에 끌고 다녔다.그림자는 언제나 내 발끝에서 수평으로 꺾여길에 끌려다녔다.어쩌다 내가 계단 옆에 서는 날이면그림자는 계단의 난간을 따라 […]
바다에 갔을 때 — 마종기의 시 「파도」
음악을 누리면서 사는 삶이 음악인의 것만은 아니다.미술을 누리면서 사는 삶 또한 화가의 것만은 아니다.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면서 즐거움을 향유하는 삶 또한음악과 미술을 […]
창호지문
창호지는 아주 얇다.시골살 때,우리들이 사는 대부분의 집에서문은 그 창호지문이었다.생각해보면 창호지문은 반투명의 문이었다.때문에 열어놓지 않아도빛과 바람이 3할쯤은 자유롭게 드나들었다.창호지문치고 찢어진 구멍하나 없는 문은 […]
사랑의 맴돌이
어느 날 그녀가 내게 원했죠, “사랑해”라는 속삭임을.그래서 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죠, “사랑해”라고.그러자 부드러운 바람이 일어나냉큼 그 말을 싣고 그녀의 귓속으로 날라다 […]
가끔 불을 켜지 말라 — 임후성의 시 「11월 발끝」
겨울은 추운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 물이 얼어 붙는다. 2006년 해의 마지막 날, 같이 살고 있는 그녀와 함께 미사리의 한강변에 나갔을 때, 날씨가 푸근해 얼어붙은 곳은 거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