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바람
억새는 희고 고운 손가락을 가졌다.그 손으로 억새는 주변의 바람을 모두 불러모은다.손짓은 다급하기 이를데 없다.억새가 부르면 어느 바람도 그 손짓에 저항하지 못한다.바람은 일제히 […]
빨간 모자와 카메라
2월 8일 밤 10시가 넘어 겨울 방학을 맞은 딸이 귀국했다.열흘 동안 머물다 간다.너무 짧다.왜 이렇게 짧게 일정을 잡았냐고 했더니돌아가서 아르바이트해야 한다고 한다.방학 […]
달을 거슬러 집으로 돌아오다
강변북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보름 때인지 달이 둥글고 크다.유난히 커서 정월 대보름이 다가왔는가 싶다.길옆의 도로표지판은 집으로 가려면 동쪽으로 가라고 하는데둥근 달은 서쪽으로 흐른다.우리도 […]
봄은 올까
봄은 올까. 학교 다닐 때 정치학 개론을 한 학기 수강했다.이상두 교수님의 강의였다.박정희 시대 때 7년간 옥고를 치룬 분이었다.펜의 저항이 불러온 댓가였다.강의 중간에 […]
붉게 물든 단풍나무 밑의 공중전화
잎이 모두 붉게 물든 단풍 나무 아래서그대에게 전화를 하면내가 속삭이는 모든 말들이그 단풍처럼 붉게 물들어 그대에게 전해질까? 분명 그럴리 없는데,우리는 하늘이 유난히 […]
낮과 밤
그의 이름은 후(侯)이다.그는 낮과 밤이 완연히 다르다.낮엔 며칠 세수도 안한 모습으로꼬질꼬질하기 이를데 없지만밤엔 앞으로는 짙은 어둠의 가면을 쓰고뒤로는 몸의 윤곽을 따라 흐르는빛의 […]
브이
한국 사람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천편일률적으로 브이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그러나 그렇질 않다.그 브이도 가지각색이다. 위 왼쪽: 환희의 브이위 오른쪽: 필사의 브이아래: 브이의 포효 오래 […]
물고기와 실잠자리, 그리고 수련
물속엔 거의 수면 가까이 몸을 붙인작은 물고기 한 마리 있었다.거의 미동없이 물밖을 보고 있는 듯했다.가끔 중심이 흩어지는지 꼬리를 약간씩 흔들었다.그 물속에서 물밖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