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이슬 같이 맑다며나를 그토록 좋아한 당신은오늘도 찌르르 심금을 울리는우리의 대화가 끝나자나를 이렇게 버려두고비틀거리는 걸음으로골목길을 걸어 사라져갔다.우리는 항상 대화의 끝이 안좋다.하긴 나도 좀 […]
구름과 섬
강을 따라 흩어진 섬들이제 모습을 하늘에 비춰보았다.지상에선 흙빛이었으나하늘에 비친 모습은 흰빛이었다.오늘 구름은 하늘에 비친 섬들의 마음이다.하늘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다.강의 섬들, […]
빨래집게의 본능
베란다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들렸다.분명 빨래집게일 것이다.빨래집게는 늑대의 본성을 가졌다.때문에 뭐든 물고 늘어지려 한다.가만히, 조용히 있는 듯 하지만사실은 이빨을 세우고 으르렁대고 있다.그 본성을 […]
굽이 높은 신발
당신은 굽이 높은 신발을 신었다.신발은 당신에게 높이를 주었으나높이는 걸음걸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뭍의 세상은 어디에서나 늘씬한 키를 원했다.불안이 더해지는데도당신은 키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그게 뭍의 […]
빌딩의 숲
사람들은 도시를 일러빌딩의 숲이라 말했다.정말 도시에선 빌딩들이 숲을 이루었다.그러나 아무리 그 사이로 걸어도전혀 숲속을 걷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도시는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들을 내새워숲이라는 […]
누군가는 찍고 누군가는 본다
두 사람은 함께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향한 방향은 비슷했다.그러나 한 사람은 핸드폰으로 찍고 있었고한 사람은 그저 그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같은 풍경이 […]
아이와 자전거
자전거는 빨리 달릴 수 있었으나혼자 설 수가 없었다.아이는 혼자 설 수 있었으나자전거만큼 빨리 달릴 수가 없었다.둘은 공생관계를 맺기로 했다.자전거가 일어섰고아이는 빨리 달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