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에 젖은 밤하늘
빗줄기가 훑고 지나가면종종 여기저기에 물웅덩이가 생겼다.비에 젖은 아스팔트 빛깔은 한층 그 색이 진해졌고,그 위로 푸른 빛이 감도는 저녁빛이 더해졌다.마른 아스팔트와 달리아마도 잎들이 […]
볕과 겨울
역설적이게도 겨울은 볕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여름내 바깥만 어슬렁거리던 볕이겨울이면 거침없이 베란다를 지나거실 깊숙이 몸을 들이민다.빨래도 며칠째찾아들어가야할 옷장이나 서랍장을 잊고햇볕 잘드는 거실에서 개인 […]
낙엽이 된 단풍
언제나 그렇듯 나무들의 한해는가지끝에 두었던 색색의 잎들을가장 낮게 지상으로 내리는 것으로 마감되었다.가지끝으로 싹을 내고초록의 잎을 무성하게 키워 몸을 부풀릴 때만 해도나무의 꿈은 […]
소급된 인연
오늘 맺은 인연이 과거로 소급될 수는 없다.물론 과거에 어디서 스쳤을 수는 있다.하지만 우리는 스친 인연을 일일이 기억하진 못한다.그런데 사진은 다르다.찍을 때는 몰랐던 […]
가을의 길
은행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곳에서마주한 나무들이가운데 틈새로 중앙선 삼아 하늘을 끼워넣고좌우로 노란색 가을의 길을 놓는다.그곳에선 가을이 그 길을 밟고 오간다.가을이 밟고 다니며길이 다 […]
가을 진달래
어지간히 볕이 따뜻한 곳인가 보다.미시령을 넘다 호젓한 산길에서 진달래를 만났다.넘어가는 저녁해가 울산바위의 그림자를산 아래쪽으로 길게 밀어내고산그늘이 덮인 곳에선 이내겨울 냉기가 싸늘하게 손에 […]
밤의 항구와 배
항구의 배는 닻을 내리지 않는다.대신 제 그림자를 바닷속으로 내리고제 그림자에 업혀조금씩 흔들리며 잠을 잔다.우리도 그렇다.사실은 우리의 그림자가우리를 업고 우리의 밤을 보낸다.그렇게 우리는 […]
몸의 꾀
도봉산은 높다.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힘들다.힘든 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몸이다.도봉산에 간 몸은산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을 찾아냈다.그리고 그곳에서 눈만산꼭대기로 올려보냈다.눈만 […]








